2022년 가을, 제 전자상거래 고객 한 명이 플라스틱 가정용 수납함을 보관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온타리오의 120,000제곱피트 창고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입지도 좋고, 임대료도 합리적이고, 층고 32피트에 랙 4단도 충분히 들어가는 곳이었죠. 계약 당일 아침, 소유주는 제게 커피를 사며 '횡재했다'고 했습니다. 두 달 후, 소방당국이 정기 점검차 와서 현장을 한 바퀴 돌더니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이 건물의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클래스 III' 물품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은 그보다 위험도가 높은 구분에 속합니다. 이 불일치가 해소될 때까지 창고는 풀가동할 수 없었습니다.

개수 제안이 금방 나왔습니다. 랙 내 스프링클러 배관, 화재경보 설비 업그레이드, 건물 일부의 방화 구획화. 견적가 $370,000에 공기는 3개월, 공사 중 재고 일시 이전 비용은 별도였습니다. 연간 임대료는 $900,000을 조금 넘는 수준. 개수 공사 하나로 반년치 임대료가 사라졌습니다. 운이 나빴던 게 아닙니다. 계약 전에 하나만 묻지 않은 겁니다. 이 건물의 방화 설비는 원래 어떤 위험도 등급의 물품을 전제로 설계된 것인지, 라고요.

이 건물 스프링클러는 무엇을 전제로 설계됐는가

제가 늘 보는 오해가 있습니다. 천장을 올려다보고 빨간 스프링클러 배관을 보더니 '화재 대비는 돼 있군' 하고 넘기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범용 설비가 아닙니다. 특정 종류 물품의 화재 위험도를 전제로 설계됩니다.

미국에서 창고 화재 설계는 NFPA 13에서 출발합니다. 물품을 클래스 I부터 클래스 IV까지 분류하고, 플라스틱 제품은 별도의 고위험 구분에 둡니다. 골판지 상자 속 금속 부품이나 유리 제품은 천천히 탑니다. 저위험이죠. 플라스틱은 빠르고 뜨겁게 타며 훨씬 많은 열을 방출합니다. 고위험입니다. 위험도가 한 단계 오르면 스프링클러 설계의 모든 게 바뀝니다. 방수밀도, 급수량, 헤드 선정, 배관 규격. 클래스 III용으로 설계된 시스템으로는 플라스틱 화재를 제어할 수 없습니다. 소방당국이 불일치를 인정하지 않는 건 심술이 아닙니다. 물리 법칙입니다.

창고 스프링클러 시스템

게다가 대부분의 임차인이 존재조차 모르는 허가가 있습니다. 고적재 저장(high-piled storage) 허가입니다. 일정 높이 이상으로 물품을 쌓으면——많은 관할구역에서 12피트(3.6미터) 정도가 기준이지만, 현행 기준은 반드시 지역 소방서에 확인해야 합니다——이 허가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층고 32피트에 랙 4단이면 거의 확실히 이 허가 대상에 들어갑니다. 허가증에는 승인된 물품, 배치, 높이가 명시돼 있습니다. 물품을 바꾸면 원칙적으로 재신청해야 합니다.

가장 아픈 건 에어로졸 제품입니다. 헤어스프레이, 살충제, 스프레이 페인트——소방 규정은 이들을 '위험한 것 중에서도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고, 스프링클러 설계에 따라서는 아예 커버가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1년에 저는 로스앤젤레스의 자동차부품 유통사가 의류 임차인이 나간 건물에 입주하는 걸 봤습니다. 이전 임차인은 의류를 보관했고, 새 임차인은 에어로졸 기반 정비 용품을 보관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입주 첫 주에 가동을 중단시켰고, 상품을 가득 실은 트레일러가 2주 동안 뜨거운 햇볕 아래 방치됐습니다. 체선료와 고객 위약금은 임대료로 아낀 금액의 10배가 됐습니다.

소방당국과 보험사가 실제로 확인하는 것

소방당국은 설계 적합성을 봅니다. 점검 시 건물 본래의 방화 설비 서류——승인된 물품 구분, 적재 높이, 스프링클러 밀도——를 들고 현장과 대조합니다. 물품이 그 설계를 초과하면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개수 공사를 하거나, 재고를 줄이고 적재 높이를 낮추는 겁니다. 세 번째 길은 없습니다. 그리고 개수 공사는 스프링클러 헤드를 몇 개 교체하면 끝나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주배관 규격이 부족하면 배관을 다시 까는 것이고, 급수량이 부족하면 소방펌프와 탱크를 증설하는 것입니다. 랙 내 스프링클러는 기존 랙 안쪽으로 배관을 넣는 건데——그 전에 랙을 비워야 하니 노무비와 다운타임이 장비값 자체를 훌쩍 넘기는 게 흔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370,000 견적에서도 장비값은 청구액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보험사가 보는 건 다른 겁니다. 보험료와 지급입니다. 위험도가 높은 물품일수록 보험료가 오릅니다. 이건 공개된 규칙입니다. 더 뼈아픈 건 사고 났을 때입니다. 실제로 보관한 물품이 계약상 위험도 등급을 초과했다는 걸 보험사가 파악하면, 보험금은 삭감되거나 아예 지급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장난감 고객을 받으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3PL이 창고 일부를 화재로 잃고 보험사와 2년을 싸운 사례를 압니다. 계약할 때 약관을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할 때 그 한 글자 한 글자가 힘을 발휘합니다.

임대차 계약 전에 해야 할 4가지

첫째, 임대인에게 소방 인수 기록과 스프링클러 설계 도서를 받아오세요. 임대인은 가지고 있습니다. 제출을 못 하거나 얼버무리면 그 건은 접으세요. 이 건물이 어떤 물품 구분으로 승인을 받았는지 스스로 기꺼이 알려주는 임대인이 정상적인 임대인입니다.

둘째, 용도 승인서(Certificate of Occupancy)를 읽으세요. 건물의 승인된 용도와 적재 구분이 명시돼 있습니다. 자기 물품은 그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낡은 창고에는 10년 이상 전에 발급된 용도 승인서가 아직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거기 적힌 승인 물품 믹스는 오늘날 전자상거래 재고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셋째, 자기 제품 목록을 그대로 지역 소방서에 들고 가세요. 문제를 사러 가는 게 아닙니다. 소방당국은 계약 전 상담을 환영합니다. 랙이 가득 찬 뒤에 가동 중단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서면으로 해결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제품 구성, 포장, 적재 높이, 랙 종류를 한 번에 펼쳐놓고 한 가지만 물으세요. '이 건물이 현재 설계 그대로 저희 물품을 수용할 수 있습니까?' 하고요. 많은 소방당국은 그 건물에 시정명령 이력이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임대인의 말보다 훨씬 확실합니다.

넷째, 화재 책임을 임대차 계약서에 명기하세요. 개수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공기는 얼마나 걸리는지, 검사에 통과 못 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이전 기간 중 임대료는 어떻게 하는지——전부 서면으로. 기본 분담은 건물 본체는 임대인, 자기 물품에 기인한 변경은 임차인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기본'은 가장 싼 단어입니다. 계약 전에 확정지은 1달러가 계약 후 10달러를 아낍니다.

입지, 임대료, 층고——사람들이 비교하는 건 그겁니다. 방화 설계는 천장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조항입니다. 내일 당장 할 수 있는 건 하나. 후보 건물의 용도 승인서와 스프링클러 설계 도서를 모두 받아와서, 자기 제품 목록과 한 줄 한 줄 대조하는 겁니다. 맞지 않으면 아직 계약하지 마세요.

영어판 번역본입니다. 내용이 다를 경우 영어판을 우선합니다.